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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필상 박사의 [짧은 글, 긴 여운]

칼럼 [짧은 글, 긴 여운]
제  목  자식에게 일을!
작성일  2008-08-12 조회수  4323

부자 아버지에게 일하기 싫어하는 아들이 있었다. 일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말을 듣지 않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어느 날 이런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나는 너같이 일하기 싫어하는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 줄 용의가 없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네가 밖에 나가 일하여 직접 금화 한 닢을 벌어 온다면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아들은 누구보다도 강직한 아버지의 이 말에 겁을 먹었고, 그래서 밖에 나가 돈을 벌어 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웃집으로 달려가 금화 한 닢을 빌린 뒤, 일부러 한나절이 지나서야 집에 돌아와 아버지 앞에 그 금화를 내놓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듯 즉석에서 금화를 집어 던졌다.
“이게 어째서 네가 직접 일하여 번 돈이라는 거냐!”
아들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다음 날, 아들은 좀더 그럴싸한 방법으로 아버지가 모르는 친구에게 금화 한 닢을 빌린 뒤 밤늦게 돌아와 그것을 아버지 앞에 내놓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이번에도 금화를 집어 던졌다.
“이것도 네가 직접 번 돈이 아니지 않느냐!”
아들은 역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귀신 같이 알아맞히는 아버지를 더 이상 속일 수 없다고 생각한 아들이 이번에는 정말 밖에서 직접 돈을 벌어보기로 했다. 그러나 마땅한 일자리가 있을 리 없었고, 그래서 그는 공사장에서 일 주일이나 심한 중노동을 한 뒤에야 겨우 금화 한 닢을 벌 수 있었다. 아들이 그 금화를 내놓으니 아버지가 이번에도 금화를 집어 던졌다.
“이것도 네가 번 돈이 아닌 걸!”
그런데 이번에는 아들의 태도가 완전히 달랐다. 아버지가 던진 그 금화 한 닢을 향해 날쌔게 뛰어가 줍고는 손에 꼭 잡은 뒤, 이렇게 완강히 저항하는 것이었다.
“왜 내 돈을 집어 던져요! 왜 내가 뼈아프게 고생해서 번 돈을 집어 던져요!”
아들의 이 모습에 아버지가 야릇한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음, 이번에는 진짜로군! 그래, 나 역시 그 동안 너처럼 그렇게 뼈아프게 벌어 왔다!”
남으로부터(부모라 해도 마찬가지다,) 받은 돈과 내가 직접 번 돈의 차이는 이렇게 본질적으로 달라진다. 말부터 우선 ‘내 돈!’으로 바뀌고, 같은 돈이지만 남다른 애착과 고귀함과 자신감까지도 갖는다. 일하면서 겪었던 고생이 그렇게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그냥 남으로부터 받은 돈에는 그런 것들이 자리잡지 못한다.
자식에게도 일을 시켜야 한다. ‘그 어린 것이 어떻게……?’라는 동정심에서 벗어나, 일에 대한 고귀함과 가치관을 심어 주어야 한다. 부모가 일부러 시키는 고생이 고생이 아니라, 마음에도 없는 일을 죽지 못해 하는 것이 진짜 고생이라는 사실을,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확실히 가르쳐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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